[오싹한 연애, 2011]

"이종 장르 교배의 달인" 황인호를 아는가?
전혀 어울릴 법하지 않은 이종 장르간의 결합을 꾸준히 실행해왔고, 이 교배에 관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각본가.
그의 각본이 또 다시 새로운 이종 장르간 교배를 시도하며 극장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각본가로서뿐 아니라 직접 연출도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이 다가온 것이다.
호러와 코미디의 교배로 태어난 <시실리 2km>, 스릴러와 로맨틱 코미디의 교배로 태어난 <두 얼굴의 여친>.
이상의 영화들 각본이 그가 시도하였던 이종 장르간 교배의 결과물이었다.

참신한 시도이기는 했지만, 사실 그 영화들에서는 연출에 있어(<시실리 2km>의 감독은 신정원, <두 얼굴의 여친>의 감독은 이석훈이었다) 이종 장르간의 결합이 헐거웠고 극중드러나는 장르간의 경계선 즉 연결부위가 좀 어색하고 작위적이라 느껴졌었다.
비유하자면 그저 이종 장르 각기의 특성을 가져다가 버무린, 제각기 장르의 맛을 살리지도 못하고 섞여서 만들어내는 참신한 맛도 내지못한 그냥 집에서 마구비벼서 먹는 비빔밥 수준의 완성도랄까.
허나 그의 이번 작품 <오싹한 연애>는 그 동안의 이종 장르간 교배의 시행착오에서 깨달은 것이 있었는지 장르간 결합이 꽤나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위와 같이 비빔밥에 비유하자면, 아직 고급 한식점 비빔밥과 같은 제각기 나물의 맛을 살리면서 동시에 섞여진 새로운 맛도 느끼게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제각기 나물 맛을 그럭저럭 살려낸 "요리 좋아하는 사람이 좀 신경써서 만든 집 표 비빔밥" 정도의 맛은 내었다고 생각되는 수준.
전혀 동떨어진 장르인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의 결합이었기에 그 이음매가 아직 약간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그가 이전에 각본을 담당한 작품들보다 훨씬 나았다는 것.(이전이 마치 한번에 여러 이야기를 하는 꽁트나 이종 장르의 옴니버스같은 느낌마저 들었다면 이번 작품은 최소한 그정도는 아니란 이야기다)
이전 작품들에서 그의 각본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것에 한을 느꼈는지 이번에는 연출까지 담당한 그.
감독 데뷔작이자 또 하나의 장르 교배 각본 시도작인 <오싹한 연애>는 이전 그의 각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두 작품과는 달리, 두가지 장르를 섞었음에도 제각기 다른 장르의 특성들이 꽤 잘 살아나있었다.
이전에 왜 그의 각본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가 어색했는지, 어떠한 연출이 그의 각본 스타일에 필요한지를 오랜 시간 심사숙고한듯, 황인호 감독의 <오싹한 연애>는 그의 독특하고 참신한 장르간 교배에 걸맞는 독특하고 참신한 연출적 구성 테크닉을 보이고있는 것이다.
즉, 무서운 장면에서는 철저히 호러 영화의 공식과 기법을 이용하여 장면을 살렸고, 핑크빛 로맨스와 유머가 필요할 때는 철저히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과 기법을 이용하여 살려내니 최소한 각 씬마다에서는 제각기 다른 장르적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것(물론 그 장르만을 내세우는 영화에 비하자면 각 장르적 특성과 재미가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극중 마조구를 놀라게한 소년 귀신은 <주온>을 연상케 했으며, 손예진을 괴롭히는 귀신 주희는 <여고괴담 시리즈>를 연상시켰고 실제로 그 장면에서 만큼은 그 유명한 호러 작품들이 관객을 무섭게했듯이 관객에게 무서움과 놀라움을 전해주었다.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는 이민기, 손예진을 비롯한 주연 캐릭터 & 미친 존재감을 지닌 명 조연들인 박철민, 김현숙, 이미도의 캐릭터들이 각자의 색깔에 맞게 펼쳐내는 맛깔나는 유머로 채워져있었다.
그리고이 두가지 이종 장르를 연결하는 요소의 활용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황인호 감독은 극중의 캐릭터나 상황을 매개체로 하여, 그리고 음향이나 영상의 정지를 변주지점으로하여 자연스레 호러에서 코미디로 그리고 코미디에서 호러로 넘어가는 구성의 조절을 해나가고있었다.
이 장르간의 전환에 있어서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공포스러운 호러 영화의 테크닉으로 만들어진 장면에 이어서는 그 호러장면에 있어서 우스운점을 지적하는 캐릭터의 대사나 행위가 이어져서 자연스레 코미디로 넘어갔고.
코미디와 로맨스의 장면의 끝자락에는 일종의 "몽상적 색채를 살짝 넣은 씬을 잠시 넣음"으로서, 혹은 "잠시 캐릭터와 배경의 움직임이 정적인 화면"이나 "음향을 죽임"과 같은 효과를 넣음으로서 어두운 색감과 음산한 노래로 상징되는 호러 장르로의 변주가 어색하지 않도록 처리하려 노력하였다는 것이다.
비록 이 모든 시도가 완전히 아귀가 들어맞아 돌아갈 정도의 잘짜인 완성도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이렇듯 완전히 다른 이종 장르간의 교배에 있어서는 국내에 황인호 감독 이외에 이만한 기교를 부릴 줄 아는 이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느껴질 정도의 완성도였다.
그만큼 <오싹한 연애>가 만들어낸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의 장르 교배 시도는 본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한 두어작품정도 더 시도하여 지금보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황인호 감독은 국내 영화계에 자신의 작품관과 색채를 뚜렷히 각인시킬 거목으로 성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이 작품을 보기전, 시놉시스와 컨셉만을 접했을때는 본인도 '뭐 이런 영화가 다있어? 황인호 감독은 누구야? 또 하나의 괴작 탄생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본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본인이 계속 본 영화의 장점과 단점을 열거하고 볼만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용을 듣고있자니 '이상한 영화일 거라는 생각'이 분명 드셨을 것이라 짐작된다.
허나 계속 말했다시피, 이 영화 의외로 괜찮다.
물론 이음매나 완성도나 재미면을 모두 고려하였을때에 영화가 잘빠진 수작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워낙 본인의 기대치가 낮았던 작품이라 그런지, 아니면 데뷔작이지만 의외로 원숙했던 황인호 감독의 기교에 즐거운 놀라움을 느끼게 되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종 장르간 교배를 계속 시도하는 그의 각본가로서의 뚝심과 감독을 하면서까지 그의 바램을 이루고자 하는 그의 시도에 내심 감동하게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관을 나설때 '생각보다 볼만한 영화였어. 잘빠진 범작이라 불릴만해. 별을 주자면 5개중 3개정도?'라 생각하게된 것이다.

영화관에 들어설때 기대했던 "두 주연배우 손예진, 이민기의 수려한 외모와 맛깔나는 오두방정 연기"와 "박철민, 김현숙, 이미도라는 미친 존재감을 지닌 세 조연이 펼치는 유머"는 예상대로 영화에 들어있었고, 게다가 기대도 안했던 영화적 기교나 완성도 또한 의외로 쓸만하다 느껴질만큼 원숙한 모습을 보고 '이 영화 괜찮네'라는 생각이 절도 들게 된 듯하다.
하지만 황인호 감독의 이번 작품 <오싹한 연애>가 12월 대작 블록버스터의 홍수속에서 흥행면에서 선전할지가 미지수인지라, 숨겨진 보석과 같은 황인호 감독이 성장할 다음 연출 기회가 올지가 불안하기는 하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데뷔작인 <오싹한 연애>에서 의외의 즐거움을 느꼈기에, 부디 황인호 감독에게 다음 작품의 기회가 돌아가서 보다 원숙해진 그만의 독특한 장르 교배 영화를 다음에도 선보였으면 좋겠다.
<시실리 2km>, <두 얼굴의 여친> 그리고 <오싹한 연애>로 이어진 황인호 각본가의 작품세계를 보노라면.
아직 완성도 면에서 모자라기는 하지만 자신만의 작품관이 뚜렷한 이인지라 자신의 색을 확연히 지닌 감독이 되리라 여겨지고, 감독 데뷔작인 <오싹한 연애>에서 보여준 그의 연출력이 의외로 원숙하다고 느껴졌기에, 향후 그의 작품이 어떻게 발전한 모습을 가지게 될지 기대가 가는 것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그가 "이종 장르간 교배"를 통해 "잘만든 범작이 아닌 빼어난 수작"을 만들어내어 국내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하고, 관객들에게 즐거운 놀라움을 선사해주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친다.


[트레일러 영상]
<시놉시스>
생활이 공포인 여자 강여리(손예진)는 예쁜 외모의 소유자지만 어딘가 어두운 여성이다.
사실 그녀는 매일같이 찾아오는 귀신들 덕에 이제껏 연애한번 못한 모태솔로.
게다가 불쑥불쑥 나타나는 귀신들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달라붙으니 사람들과도 마음놓고 못만나고, 가족마저 귀신이 달라붙는 그녀를 남겨둔채 해외로 이민을 간 상태이며, 유일한 친구도 몇년째 전화 통화로만 만나는 삶을 살고있다. 이렇듯 외로운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그녀의 삶은 우울하기만하다.
그런데 그녀가 일하는 호러 마술쇼의 주인공인 마술사 마조구(이민기)가 자꾸만 그녀의 생활 속에 들어오려한다. 처음에는 우연이었지만 차차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게되는 마조구. 하지만 어느날 우연히 강여리에게 붙은 귀신들을 보게된 겁많은 마조구는 혼비백산한다.
이에 겁많은 마조구에게 붙은 귀신을 강여리가 쫒아주게되는데, 이 일을 계기로 그동안 조금씩 호감을 쌓아오던 두 사람은 급격하게 가까워진다.
하지만 강여리에게 붙은 귀신 중 가장 강하고 무시무시한 집착을 지닌 주희가 두 사람의 행복을 방해하고자 힘을 쓰기 시작한다.
자꾸만 나타나 무섭게하는 것은 기본. 길가의 간판도 떨어뜨리고, 차사고도 만드는 등 목숨마저 위협한다.
목숨을 건 연애가 계속되면서 두 사람의 행복이 커질수록 위협도 커지게되고, 결국 여리는 조구를 위협하는 귀신 주희를 보며, 자신이 떠나야 그가 편해질 것이라 생각하게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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